상단여백
HOME 신앙생활
“감정이 소통되고 이해되면 삶이 행복해져”여선교회전국연합회 세움 강좌-감신대 임정아 교수 강의
김형준 기자 | 승인 2019.10.09 23:21

매달 열리는 여선교회전국연합회 세움 강좌는 지난달 9월(매월 마지막주 월요일)에는 감신대 임정아 교수가 ‘감정을 이해하면 삶이 보인다’라는 주제로 강의가 열렸다. 임 교수는 “우리들은 감정을 많이 사용하면서도 감정의 표현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다”면서, “노년까지 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이 감정을 소통하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편집자주>

강의 중인 임정아 교수


■ 감정 표현이 더딜 때 생기는 문제

우리 나라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자살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 예전보다 훨씬 잘 먹고 사는 사회가 된 것을 보면 분명 물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정아 교수는 “이 문제는 이성적인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인 문제와 연관성이 깊다”고 원인을 짚었다.

임 교수는 그 사례로 3가지 사건을 들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일으킨 범인은 “내가 이렇게 된 것은 사회 때문”이라고 했고, 2008년 논현동 고시원에 불을 질러 많은 사람을 사상케 한 범인은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스스로 비관해 왔었다.  2010년 양천구의 한 옥탑방에 올라가 가족을 죽인 범인은 “옥탑방에서 나는 소리가 너무나 행복해 들려서 기분이 나빴다”며 살인 동기를 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회에 대해 분노가 많았고, 타인과의 공감력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 동기가 모두 감정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이다.

임 교수는 “감정이 일어날 때마다 제때 표현을 해야 하는데, 표현하지 못하니까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그로 인해 인간관계가 껄끄러워져서 분노가 쌓이게 된다”며 “이런 분노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게 살인이고, 내 자신에게 표현하는 것이 자살”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한국인은 이 감정 표현에 있어 외국인보다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한국인의 경우 기분이 저조해지면 식욕이 떨어지고 살이 빠진다고 표현하는데, 미국 사람들은 기분이 저조하면 의욕 상실이라고 자기 표현한다. 즉 서양인들은 감정을 정신적으로 이해하고 그대로 표현해 내는데, 우리는 감정적인 표현력이 없어서 그게 신체적인 표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요즘 식욕이 없어”라고 하면 “환절기라서 그럴 수 있어”라고 응대한다. 임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깊이 알지 못하고, 표현도 제대로 못한다. 그래서 우울증 표현 점수가 매우 낮다. 이렇게 앓고 있다가 심각해져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고 감정 표현이 더딘 문화가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할 수 있는가를 말해주었다.

■ 감정을 나쁘게 보는 사회···그러나 감정은 생존을 위한 신호다

그러면 왜 우리는 왜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할까? 그것은 이 사회가 감정을 억압해 왔던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임 교수는 “여러분 중에 상사에게 화를 내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우리 나라에서는 생각해 보기 힘들다. 상사와는 고사하고 동료들간에 감정을 드러내놓고 싸운다면, ‘감정이 격한’ 좋지 않은 사람으로 취급받게 된다. 이렇게 직장처럼 감정을 억제하는 사회에서 살다보니까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게 된다.

앞에서처럼 감정을 좋게 평하지 않는 사회에 살지만, 우리는 감정을 매우 많이 사용한다. 우리는 옷을 고를 때 ‘방수 기능’ 때문에 선택하지 않는다. 단지 “아, 이게 예쁜데?”라는 것 때문에 선택한다. 이것이 바로 감정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예다.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결혼 배우자의 선택도 이성보다는 감정에 끌려서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중요한 결정에 감정을 매우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감정을 부정적으로 본다.

“너무 감정적으로 굴지마!”라는 말은 부정적인 표현이다. “너 나한테 감정 있니?”라는 말은 원래 뜻이 ‘나에게 희로애락이 있니?’라는 뜻이지만, 쓰임은 “나에게 불만이 있니?”이다. “너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이 심해?”도 감정이 앞서면 안 된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이렇게 사회적 배경에서는 감정이 부정적이지만, 실제로 감정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임 교수는 실제로 “감정은 생존을 위한 신호다”라고까지 말한다. 갑자기 자기가 있는 건물에 불이 난다면? 무서움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갖게 된다. 그래서 몸을 움직여서 자신을 도망가게 한다. 도망가는 반응을 보이기 위해서는 감정이 활용되는 것이다. 불이 났는데도 감정이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불에 타 죽는 위험에 빠진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데도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설명하며 구해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면 이미 늦는다. 물에 빠졌을 때는 “도와주세요!”라고 두려운 감정을 즉시 발산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위기 상황에서 감정은 생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움 강좌 모습


■ 인간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감정

임 교수는 감정을 흐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정으로 나타내는 정서 표현은 자신의 느낌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강력한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수단인데, 정서는 특별한 결과가 자기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 의미를 판단함으로써 결과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길에서 신호를 지키는 것이 그 사례다. 차를 타고 가다가 사거리에서 빨간 신호등이 켜지면 서게 된다. 그냥 지나간다면 차의 접촉 사고가 예상되어 두려운 마음에 신호를 지키게 된다. 그런데 감정이 막힌 사람은 그것이 안 된다. 실제로 추락사하려는 자살자들은 바닥이 침대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정서체계는 우리가 가야하고 지향할 것에 대한 직감(gut)을 제공해 준다.

정서가 막힐 때 우리는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고, 괜히 남을 탓하거나 집착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면 마음의 병, 몸의 병, 사회적인 문제 행동을 한다.

조지 베일런트라는 정신과 전문의는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을 썼는데, 그는 72년 동안 하버드대학 졸업한 사람들 추적 조사해서 행복하게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의 특징을 밝혀냈다. 행복하게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은 첫번째가 성숙한 반응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성숙한 반응 능력은 정서능력과 같은 것으로, 내 감정을 얼마나 읽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내 감정을 잘 읽어내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잘 읽어준다. 이런 사람들은 공감 능력(변연계 공명)도 뛰어나다. 결과적으로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감정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 감정의 성장은 감정을 느끼는 뇌가 발달되기 전에도 생성이 된다. 임 교수는 “어린 아이 때에 엄마가 감정조절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젖먹이일 때 배고프거나 불쾌하게 될 때 눈을 맞추면서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게 되면 아이들이 감정을 조정하게 된다”며 “성장해서 감정의 그릇에 크기가 차이가 나는 것은 어려서 감정조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자살 문제를 그래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유아기(0~1세)는 기본적인 신뢰와 불신이 생겨나는 시기다. 이 시기에 불편함과 불안감으로 울게 될 때 먹을 것을 주고 안아주면 아이들은 “세상은 위험한 곳이 아니고 살아볼만한 곳인가 보다”라고 느끼며 사회적 신뢰가 생성된다. 하지만 반대로 배고파서 울 때 엄마가 안아주지 못하면 감정조절이 안 되고, 내가 귀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한편이 다 옳다고는 할 수 없다. 세상 살아갈 때는 적절하게 신뢰와 불신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강의 중인 임정아 교수


■ 초기 아동기(1~3세)에 수치심을 주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어

하지만 초기 아동기인 1~3세 때에 수치심을 느끼게 하면 굉장히 문제가 커진다. 임 교수는 “이 때 수치심을 느끼게 되면 내 존재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서 “이것은 매우 심각한 감정으로, 이것이 커지면 수치스러운 자기 존재를 없애려고도 하기 때문에 죽음과 가깝게 하는 매우 위험성이 큰 감정”이라고 경계했다.

감정을 억압하는 것은 존재를 무시한다는 것으로, 사실은 그게 바로 수치심의 경험과 같다. 따라서 감정을 억압하고 있는 이 사회는 수치심을 조장하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한 예로 우리 예전 사회는 오줌싸게 아이에게 키를 씌웠는데, 수치심을 키우는 문화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유교적 가부장제와 남아선호사상, 남존여비 사상 등은 이런 수치심 문화를 키웠고 한국인의 높은 자살율의 원인이 되었다. 또 성형수술을 유독 집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면 감정 조절을 잘 할 수 있게 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감정 조절을 잘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에 대해 임 교수는 3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 번째가 부모의 심정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것과 같이 바라볼 것 두 번째가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 세 번째가 나도 그러했다고 동감해 주는 것이다. 임 교수는 기독교인이 바로 이런 도움을 줘야 한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ccancanj@gmail.com

<저작권자 © 감리교평신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형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편번호)10909 파주시 송학길 61-10 108동 201호  |  대표전화 : 010-3910-6420
등록번호 : 경기, 아 51393  |   등록연월일 2015년 10월 7일  |  발행인 겸 편집인 : 김형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형준
E-mail : ccancanj@gmail.com
Copyright © 2019 감리교평신도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