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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회 분립은 감리교회사의 큰 분수령"이상윤 목사, '경기연회 분립운동과 연회장 석천 김정구 목사' 저술에서 밝혀
감리교평신도신문 | 승인 2019.09.26 23:22

서평 : 신기식 목사(고양지방 신생교회)

1953년 휴전둥이로 강원도 영월 태생인 이상윤 목사가 금년 9월 10일, 한국감리교회 선교 134년을 맞이하는 해에 「경기연회 분립과 연회장 석천 김정구 목사」 책을 발간하였다.

이 책을 받고는 흔히 한국 감리교회사에서 총리원과 갱신총회 그늘에 가려 겨우 서너 줄로 요약되었던 ‘경기연회 분립’ 사건에 대해서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찬찬히 읽어 보았는데 경기연회 분립 사건은 ‘1970년 체제의 50년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감리교회 현대사에서 지대한 영향을 가져다 주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저자는 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기독학생청년운동, 수도권특수지역선교에 헌신하였고, 이천 율면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 후 유서 깊은 동대문교회, 금란교회에서 부목사 사역을 하였고, 구리에서 개척교회를 설립하였다.

그리고 남양주지방 감리사, 감리회 본부 홍보출판국, 선교국, 교육국 간사, 총회 감사 등을 역임하였으며, 영국 버밍엄 셀리옥 칼리지와 인도 방갈로어 연합신학대학에 유학하면서 감리교와 아시아 신학형성과, 에큐메니칼 신학 수업을 하였다.

그 후 대외적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선교국장, 아시아기독교협의회 실무자,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총무를 거쳐,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 간사로 스위스 제네바에 파송되어 재정개발 활동을 하였다. 2017년부터는 (사단법인)‘생명을 나누는 사람들’과 손잡고 장기기증운동과 웨슬리사회적성화실천운동, 그리고 선교사들을 위한 감리교 웨슬리하우스 관장으로 사역하고 있다.

이상윤 목사는 지난 6~7년간 ‘감리교전략연구소장’과 ‘정책연구원장’의 직함을 가지고 끊임없이 감리교회 현대사를 연구하면서 미래 감리교회 선교정책과 제도 변화를 모색해 왔는데 그 첫 결실로 이 책을 출판하였다. 그는 파송제와 계보정치의 뒤안길을 검증하면서 경기연회 분립 사태의 산물인 ‘70년대 체제 50년 역사’의 줄기를 살펴서 감리교 미래방향을 제시하려고 하였다.
 
이 책은 그의 비범한 사고력의 산물이다. 끊임없는 독서, 넓은 체험, 심오한 사고력, 그리고 다양한 삶의 현장과 학문적 토양에서 익은 열매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학대학 상아탑에 있는 미국, 유럽 유학파 학자들의 저술과는 사뭇 구별된다. 이러한 토양은 옥토와 같아서 앞으로 그의 폭넓은 선교적 경륜과 학문적 열정이 담긴 ‘한국 감리교회 현대사’의 명저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1970년도 전후의 감리교회 역사를 4가지 주제, 즉 ‘감독 파송제와 계보정치의 명암’, ‘계보정치를 넘어’, ‘1970년대 체제와 50년의 시작’, ‘꺼지지 않는 불꽃’ 순서로 전개하고 있다 파송제와 계보정치의 폐해를 이 책보다 더 신랄하게 파헤친 감리교회사는 없다. 교권 껍데기 속에 숨겨있던 계보 수장들의 무책임, 교활함, 이기심은 저자의 눈길을 피하지 못하고 벌거벗은 모습으로 기어 나왔다.

이런 가운데서도 들어가는 글에 나오는 ‘50년 만의 해후(邂逅)’가 암시하듯이 기존의 감리교회사 책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1970년대 초 경기연회 사태를 마치 50년 후에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기쁨을 전해준다. 30년의 계보정치 횡포를 넘어 50년을 떠받치는 ‘70년도 체제’가 시작되는 전환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들로 하여금 감리교회의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직시하게 한다.

저자는 우연히 강화에서 경기연회 분립의 주인공 김정구 목사의 아들 김찬호 목사를 만나면서 50년 전 경기연회 사태의 주역인 김정구 목사에 다시 주목하였다. 목사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통하여 30년 ‘계보정치를 넘어’ 새로운 50년 체제를 열어간 김정구 목사의 절절했던 사건 현장으로 독자들을 인도하고 있다.

김정구 목사는 전형적인 시골교회 목사 스타일이다. 감신 졸업생 동기들이 계보정치 그늘에서 자라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오히려 누구보다도 계보정치의 폐해를 몸소 겪으며 강원도, 충청도, 경기도 변방 교회 목사로 살았다. 계보정치 추종자들이 선호한 서울교회 목회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파송제의 폭정에 밀려난 농촌교회 목사의 서러움을 대변할 수 있었다. 1970년도 경기연회 창설추진위원장 김정구 목사가 파송제 족쇄에서 벗어나 개체교회 중심의 선교체제로 날개를 펴야 한다는 각오로 선포한 비장한 설교는 청중들의 고개를 숙이게 하였다. 감리교회의 선교적 미래를 꿈꾸던 47세의 목사의 절규였다.

"여러분, 교권주의자들에게 제명처분 당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선교를 중심으로하는 참신한 감리교단을 만들어 민족의 선구적인 역할을 할 각오가 서 있습니까? 이권과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공리와 의리, 신의 위주로 희생할 용기와 각오가 서 있습니까? 계보가 중요한가 정의가 중요한가, 교권이 중요한가 하나님이 중요한가, 이들 중 하나를 택할 각오가 서 있습니까?”

경기연회 주역들은 파송제 폐단으로 죽어가는 농촌교회를 살리기 위해서 ‘개체교회 중심주의’를 부르짖었으나 인사권을 쥔 감리사는 경기연회에 동참한 경기, 인천, 강화 지역 농촌교회 목사들을 반체제 인사로 몰아 교회에서 쫓아내고, 진급을 중단시키고, 파면하였다. 어느 계보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정구 목사도 파면 당하고 강화도로 유배 되었다. 김정구 목사가 감리교회를 탈퇴하여 교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선교적 신앙운동을 하는 것임에도 교권주의자들은 불안에 떨었다. 교권주의자들의 보복은 역사의식의 부재를 드러낸 것이다.
 
김정구 목사에게는 언제나 ‘연회장’의 호칭이 따른다. 김정구 목사는 전통적인 의회주의자로 경기연회 분립 주장이 이것을 증명해 준다. 다른 계보정치인처럼 시류에 따라 ‘연회장’,‘총회장’ 칭호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연회장’은 1인 감독체제에 대한 끊임없이 저항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가 감독의 지위를 끝까지 탐내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김정구 목사를 대변하는 호 ‘석천’과 이름 ‘정구’를 생수가 솟구치는 반석과 든든한 다리 9개가 달린 무쇠 밥솥이 연상되는 호칭이라고 재미있게 해석하였다. 그는 경기연회 사태에서 상처입고 신음하던 목사와 교인들에게 설교 말씀으로 힘과 용기를 주었다. 1971년 6월 경기연회 소속 농촌교인들이 광화문 감리회관에서 ‘부정 총회 해산’, ‘서클행정 척결’ 프랭카드를 달고 솥단지를 걸어 밥을 해 먹으며 농성한 일화도 소개하였다.

김정구 목사는 양지를 좇아 계보정치에 목매어 살지 않았다. 호헌파 출신 감독은 미국선교사들이 차려준 밥그릇에 혈안이 되었음에도 정작 미국선교사가 한국 정부로부터 추방될 때에도 아무런 항의도 못하고 눈을 감았다. 이 일로 미국선교부가 지원하던 모든 선교비가 중단되었고, 이양해 주기로 했던 미선교부 재산 이양 약속도 파기되었다. 계보정치의 돈줄이 차단되어 쪽박을 차게 되었던 것이었다. 마치 포도원 주인의 아들을 살해하고 포도원을 차지하려다가 소작의 지위마저 박탈당하는 악한 농부가 연상된다.

이 책에서는 경기연회 사태의 산물이 바로 ‘70년대 체제’라고 단정하고 있다. 중간에 끼어들어 합종연횡하며 총리원 지분을 챙긴 복음동지회나 갱신파의 산물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저자는 ‘70년대 체제’의 내용을 ‘개체교회 중심’, ‘교단 민주화’, ‘본부기구 개혁’ 등 3가지로 요약했다. 현재 감리교회 체제도 경기연회 사태의 산물인 ‘70년대 체제’의 연장 속에 있다고 강조한다.

감독정치 계보정치에 신물이 난 감리교회 현대사에서 경기연회 사태를 단지 분열로 보지 않고 50년을 이어온 ‘70년대 체제’의 시작이라는 보배를 발견한 이상윤 목사의 통찰력은 대단하다. 지금까지 어느 학자도 이런 예리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1970년대 체제 50년 시작’과 ‘꺼지지 않는 불꽃’ 내용으로 인도하며 감리교회 현대사의 쟁점을 부각하며 미래 선교정책과 체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윤 목사는 이 책에서 철저한 민중적 사관을 가지고 법통(총리원) 사관 중심의 역사가들의 불찰이라고 꼬집는다. 경기연회 사태가 교권주의자들인 재건파, 복흥파, 성화파, 호헌파, 정동파, 복음동지회, 갱신파 등 계보정치에 가려져 평가받지 못한 사유를 거기에서 찾았다. 법통 시각에서 체제 반역이고 실패했던 경기연회 사태를 오히려 ‘70년대 체제 50년의 시작’이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현실 정치의 승리와 역사적 패배를 대비시킨 평가에서는 예언자적인 사관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상윤 목사는 현장 중심의 실증사관을 가지고 있다. 현장보다 정확한 증거는 없다. 국가 정책도 말단 행정조직인 동, 리, 통, 반에서 어떻게 집행되는 것인지가 성패를 판단하는 증거가 된다. 마찬가지로 1970년대 경기연회 사태에서 농촌지역 개체교회들이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검증하는 것이 감리교회 선교정책의 정당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생존해 있는 경기연회 사태 관련자들, 즉 가해자와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서 증언을 들었고, 권력은 현실정치에서만 ‘갑’이지 역사 평가에서는 ‘졸’이 된다는 교훈을 확인했다. ‘노인 하나가 사리지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이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소개하며 현실이익을 좇는 사람은 역사의 카이로스를 피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상윤 목사는 감독제도와 계파정치에 눌려있던 감리교회 현대사의 실체를 계속 검증하고 있다. 교회의 이정표를 정확하게 설정하여 미래 50년에 적합한 교회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그래서 1970년 초 경기연회 분립사태가 1992년 종교재판 사건, 2008년 감독회장 선거 사태를 이해하는 전초 작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그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2008년 감리교회 사태(감독회장 선거)의 근원과 결과에 대한 것이다. 그는 ‘70년도 체제를 넘어서는 미래적 정책대안’이 반드시 결과물로 나타나야 한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미국감리교회로부터 영적, 제도적, 물질적, 인적 유산을 풍족하게 받았다. 그러나 호헌파 감독은 미국의 유산마저 상실했다. 중요한 선교적 물적 토대를 마련할 기회를 잃어 버렸다. 경기연회 사태는 미국의 유산에 대한 저항이 아니다. 미국의 유산을 독식하는 반교회적, 반선교적인 호헌파 감독제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래도 경기연회 주역들은 ‘70년도 체제’ 만들어서 파송제도와 계보정치 폐해를 극복하기 고난을 마다하지 않았다. 현재 감리교회는 그나마 경기연회 사태 주역들 덕분임을 부인할 수 없다.

‘70년도 체제를 넘어서는 미래적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일과 미국감리교회와 새로운 지구적인 선교 동반자 관계 개선 과제는 저자와 이 책의 독자들이 함께 감당해야할 시대적인 과제임이 분명하다.

이 책을 출판하기까지 김정구 목사와 관련한 많은 자료를 제공한 강화은혜교회 김찬호 목사와 도서출판 〈누림과 이룸〉 대표 정영구 목사의 노고가 매우 컸다. 저자 이상윤 목사의 땀과 눈물에 대해서는 경기연회 분립사건과 김정구 목사의 비애를 생생히 기억하는 표용은 전감독회장, 김기택 감독, 이종복 감독 등의 찬하와 소망의 말씀으로 충분히 보답되었다.


임성모 박사의 서평

『경기연회 분립운동과 연회장 석천 김정구 목사』 저자 이상윤 목사님의 책이 나왔다. 귀가해서 읽어보니 김동칠 전도사, 김정구 목사, 김찬호 목사 3대에 걸친 신실하고 역동적인 목회 사역을 날줄로 삼고, 해방 이후 치열했던 계파 정치와 그것을 극복하려 했던 혁신운동을 씨줄로 교차 구성했다.

임지에서 교인을 돌보아야 할 개교회 목회자가 파송권을 쥐고 흔들던 권력자 주위를 서성거리게 했던 계파 정치의 폐해, 김정구 목사의 기구 개혁 운동과 경기연회 분립 주장, 그 결과로 만들어진 감리교 '70년대 체제' 내에서 교회 성장, 그 체제의 명암, 감리교 앞날에 대한 충언과 제언 등이 담겨있다.

한국 감리교회사 전문가는 송길섭, 유동식, 이덕주, 김명구 등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한국 감리교사에 관한 한 정사(正史), 야사(野史) 통틀어 이상윤만큼 큰 흐름과 세밀한 구석 양쪽을 정교하게 파악하는 이는 없다. 잘못된 것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지적할 수 있는 이는 더욱 드물다.

한국 감리교회사 연구하는 이라면 한권씩 소장할만한 책이 나왔다.


신기식 shinmt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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